리더의 언어는 조직의 철학을 반영합니다. 특히 CEO가 사용하는 사자성어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가치 방향을 전달하며, 경영 철학의 핵심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글에서는 결단, 신뢰, 용기를 주제로 CEO들이 자주 인용하는 사자성어와 그 의미, 실제 기업 경영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결단 – ‘과감단행(果敢斷行)’, 기회를 잡는 리더의 태도
‘결단력 있게 과감히 행동한다’는 의미의 ‘과감단행(果敢斷行)’은 위기나 기회의 순간에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에게 자주 인용되는 사자성어입니다.
현대 경영 환경은 예측 불가능하고 빠르게 변화합니다. 이때 리더가 결정의 순간을 망설이면, 기회는 사라지고 조직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DVD 사업에서 스트리밍 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하며 회사를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으로 키워냈습니다. 이때 과감단행이 없었다면 현재의 넷플릭스는 없었을 것입니다.
한국 기업에서도 위기의 순간 결단력이 돋보였던 사례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 결정을 내렸던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과감단행’은 모든 정보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아도, 중요한 순간에 리더가 책임지고 행동하는 리더십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결국 결정은 책임과 함께하며, 과감한 실행이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됩니다.
신뢰 – ‘일언이중천금(一言而重千金)’, 신뢰는 리더의 자산
‘한마디 말이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뜻의 ‘일언이중천금(一言而重千金)’은 리더의 신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자성어입니다.
CEO는 비전을 제시하는 위치에 있으며, 그 말 한마디가 직원, 고객,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며, 책임 있는 언행이 신뢰로 이어집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직원 복지에 대한 철학을 수년간 일관되게 강조해 왔고, 그 약속을 실제 복지 정책으로 실현함으로써 구성원과 소비자 모두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전기차, 수소차 전략을 장기적으로 설명하고 그에 맞는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며, 시장의 신뢰를 구축해 왔습니다.
‘일언이중천금’은 말의 무게를 알고 행동하는 리더, 그리고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경영자의 자세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고사성어입니다. 신뢰는 결국 가장 강력한 경영 자산입니다.
용기 – ‘임기응변(臨機應變)’,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
‘상황에 맞게 기지를 발휘해 대응한다’는 뜻의 ‘임기응변(臨機應變)’은 단순한 대처 능력을 넘어서, 용기 있는 유연함을 상징합니다.
CEO는 항상 정답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며, 그럴 때마다 표준적인 해결책보다는 현장 중심, 현실 중심의 빠른 판단이 요구됩니다. 이는 용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위워크의 CEO가 사임 후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였을 때, 새로운 CEO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사업 모델 전환을 통해 회생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임기응변과 용기를 동시에 발휘한 대표 사례입니다.
또한 팬데믹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을 재구성해야 했던 시점, 쿠팡은 물류 시스템의 자동화와 안전 기준 강화 등을 빠르게 시행하며 고객 신뢰를 확보했습니다.
‘임기응변’은 무계획적인 임기웅변과는 다르며, 상황을 읽고 즉시 결단할 수 있는 용기와 판단력을 전제로 합니다. 유연함은 리더의 약함이 아니라, 강한 신념에서 오는 진짜 용기의 표현입니다.
결론
CEO의 말과 행동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감단행’은 빠른 결단의 힘을, ‘일언이중천금’은 말의 신뢰를, ‘임기응변’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용기를 상징합니다. 이 세 가지 사자성어는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오늘날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일수록 더욱 큰 의미를 가집니다. 사자성어는 고전의 언어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리더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전략 언어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