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60 식초에서 인공혈관까지, 산을 사랑하는 세균 아세트산균 시큼한 식초 한 방울과 최첨단 인공혈관 소재.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이 둘을 하나로 잇는 미생물이 있다. 바로 **아세트산균(Acetobacter)**이다. 대부분의 미생물이 꺼리는 산성 환경을 오히려 즐기며 그 안에서 활발히 대사 활동을 벌이는 이 독특한 세균은, 인류의 식탁을 넘어 첨단 신소재 산업에까지 발을 뻗치고 있다. 아세트산균의 발견 역사와 남다른 생리적 특성, 인류 삶에 남긴 발자취,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1. 발견의 역사 — '술이 저절로 시어지는' 현상의 과학적 규명인류가 식초를 만들어 사용한 역사는 매우 길다. 도수가 낮은 술을 그대로 방치하면 표면에 얇은 막이 형성되면서 서서히 시큼한 식초로 변하는 현상은 경험적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포도주가 시간이 지나면 식.. 2026. 11. 3. 독을 만들지 않는 곰팡이, 누룩곰팡이가 빚어낸 발효 문명 곰팡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개 부패나 독소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미소(일본식 된장), 간장, 청주까지 일본 발효 식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미생물이 다름 아닌 곰팡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로 **누룩곰팡이(황국균, Aspergillus oryzae)**다. 유해한 독소를 만드는 여느 곰팡이와 달리, 이 균은 오히려 감칠맛과 단맛을 빚어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누룩곰팡이의 활용 역사와 다른 곰팡이와 구별되는 생리적 특성, 인류 식문화에 남긴 흔적, 그리고 앞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살펴본다.1. 발견의 역사 — 문헌보다 앞선 경험,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등장누룩곰팡이를 이용해 곡물을 발효시키는 기술, 즉 '누룩(코지)'을 만드는 전통은 일본 발효식품 문화 전반의 뿌리로 여겨진다. 문서상 누룩을 사용한 술이.. 2026. 11. 1. 볏짚 속에서 콩을 바꾼 균, 낫토균(고초균) 이야기 100℃가 넘는 고온에서도 살아남고, 심지어 성층권에 가까운 상공에서도 발견되는 세균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일본의 전통 발효식품 낫토를 만드는 **낫토균(Bacillus natto)**이 있다. 우연한 자연 발효에서 출발해 산업적으로 길들여진 강인한 세균의 발견 역사와 생리적 특성, 인류 식문화에 남긴 흔적, 그리고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본다.1. 발견의 역사 — 불안정한 자연 발효에서 균의 이름을 얻기까지낫토는 본래 삶은 콩을 볏짚 속에 넣어 보존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식품이었다. 볏짚 표면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던 세균이 콩을 발효시켰기 때문에, 어떤 볏짚에서는 발효가 잘 되고 어떤 볏짚에서는 실패하는 등 품질이 들쭉날쭉한 것이 오랜 골칫거리였다. 인류는 그 정체도 모른 채 수백 년간 .. 2026. 10. 31. 식물을 육지로 이끈 안내자, 균근균 지구상 모든 생명의 80%를 차지하는 식물, 그 식물의 90% 이상이 사실은 곰팡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면 어떨까? **균근균(mycorrhizal fungi)**은 식물의 뿌리 안에 살면서 물과 양분을 교환하는 곰팡이로, 6억 년 전 생명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과정 자체를 가능하게 만든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균근균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어 온 과정과 다른 곰팡이와 구별되는 생리적 특성, 지구 생태계와 인류 산업에 남긴 발자취, 그리고 앞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살펴본다.1. 발견의 역사 — 무명 속에 묻혔던 가설의 재발견균근균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한 기이한 식물을 둘러싼 오랜 수수께끼에서 시작되었다. 광합성 능력을 완전히 포기한 식물인 수정란풀(Monotropa uniflora)은 잎도 초록색도 없.. 2026. 10. 29. 뇌를 침범하지 않고 마음을 조종하는 곰팡이, 동충하초균 인간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특정 행동 하나를 정밀하게 유도하는 정신병 치료제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이, 어떤 곰팡이는 98%의 성공률로 곤충의 행동을 완벽하게 조종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동충하초균(Ophiocordyceps 속을 포함한 동충하초 곰팡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른바 '좀비 곰팡이'가 밝혀져온 과정과 다른 기생 미생물과 구별되는 정교한 조종 전략, 인류에게 던진 과학적·의학적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살펴본다.1. 발견의 역사 — 4,800만 년 전 화석에 남은 조종의 흔적동충하초균 중에서도 가장 널리 연구된 것은 목수개미 주변에서 살아가는 **오피오코르디셉스 곰팡이(Ophiocordyceps unilateralis)**다. 이 곰팡이에 감염된 개미는 높이에 대한.. 2026. 10. 27. 뇌 없이 도쿄 철도망을 설계한 생물, 점균류 뇌도 신경계도 없는 단세포 생물이 미로의 최단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고, 심지어 세계적인 대도시의 철도망만큼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점균류(황색망사점균, Physarum polycephalu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점균류가 과학적으로 주목받게 된 과정과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생리적 특성, 인류의 공학과 도시설계에 남긴 발자취, 그리고 앞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살펴본다.1. 발견의 역사 — 도쿄 철도망을 재현해 낸 단세포 생물점균류는 오랫동안 곰팡이로 오인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아메바에 가까운 원생생물로 분류되는 독특한 생물군이다. 곰팡이와 동물의 경계를 흐리는 이 애매한 정체성은 오랫동안 생물분류학의 흥미로운 과제였다.점균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결정적 .. 2026. 10. 25. 이전 1 2 3 4 ··· 44 다음 반응형